개인적으로, 진보정치의 본령은 "그들이 하고 싶은 얘기, 내가 "대신"해 준다"가 아닌, "그들이 하고 싶은 얘기, 그들이 "직접 할 수 있게" 해 준다"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진보신당이라는 정당에서, 흔히 노심조라고 불리워지는 분들이 탈당과 함께 '힘'을 키워야 한다며 다른 정당으로 날라갈 때, 제가 그들에게 절대로 동의할 수 없던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그분들이 말하는 '힘'이라는 것은, 결국 (자기 얘기건, 남의 얘기를 대신하건 상관없이) 자신들이 얘기할 수 있는 힘을 쫓아 가겠다는 것 아니냐, 그렇게 본 것이죠.
그분들에게 반대하며 진보신당에 남아 있는 저였지만, 과연 지금의 내 당이 그러한 내 생각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당일까, 에 대한 확신은 없었습니다. 결국 이 자그마해진 공간 속에서 또 누가 헤게모니를 잡을 것인지, 그래서 "누가"얘기를 할 것인지를 서로 다투고 그 과정에서 원래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은 다 휘발되어 없어지는 것은 아닐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었지요.
이번에 진보신당에서울산과학대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계신 김순자 울산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장님이 진보신당 비례후보 1번으로 추대한 것은 그래서 저에게는 정말 큰 의미입니다. 이 당이 '진짜 노동자'가 '진짜 자신의 얘기'를 '진짜 자신 스스로' 할 수 있게 해 주기 위한 당이라는 확실한 증거이니까요.
소외되고 무시된 자를 '대신하여' 스폿라이트를 받겠다는 것이 아닌, 소외되고 무시된 자 바로 그에게 직접 스폿라이트를 비춰 주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준 저의 '자랑스러운' 진보신당에게 정당지지표를 주시기를, 그래서 3% 이상 득표하여 이 '진짜 비정규직 노동자'가 국회에서 스스로의 얘기를 하고, 스스로의 삶을 스스로의 힘으로 개선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를 얼마 되지 않는 제 블로그 구독자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정말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습니다. "다른 당이 간판을 바꿀 때, 진보신당은 "삶"을 바꾸겠습니다!!!"
울산과학대(이사장:정몽준 국회의원)에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김순자 울산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장이 진보신당의 비례대표로 이번 총선에 출마한다.
김순자 지부장은 중년의 여성 청소노동자로서, 용역업체의 일방적인 계약해지에 맞서 노조를 결성하고 정몽준 국회의원 사무실 점거농성을 벌이는 등 치열한 해고철회투쟁을 벌여 승리한 바 있다.
이후 울산지역에서 꾸준히 노조활동을 해왔으며 지역연대활동과 노동인권운동에도 열심히 참여해왔다.
김순자 지부장의 출마선언문과 프로필은 아래와 같다.
<김순자 후보 비례대표 출마선언문>
청소노동자도 정치를 할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치에 나섭시다!
올해는 제가 울산과학대에서 청소노동자로 살아온 지 꼭 10년째가 됩니다.
스무 살 청춘부터 청소노동자로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저도 나이가 들어 생계를 위해 시작한 일이 청소노동자였습니다. 그러면서 미처 알지 못했던 현실을 하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청소노동자는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취급 받았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받지 못했습니다.
그저 보이지 않는 정도라면 그나마 다행이었을 것입니다. 2003년, 50만 원도 채 안 되는 월급을 받으며 청소 일을 시작했습니다. 비정규직으로 7년 동안 일하고도 67만 원을 받았던 2007년 어느 날 학교 측과 계약한 용역업체는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했습니다.
대학교라는 곳의 교수라면 많이 배운 사람들이고, 학교는 신성한 곳이라고 생각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부당한 계약해지를 호소하자 시대의 양심이어야 하는 분들은 우리를 쳐다보지도 않았고, 교직원들은 우리를 차가운 맨바닥에 내동댕이쳤습니다. 현역 국회의원이었던 정몽준 이사장도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억울함을 설명하려고 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청소노동자의 이야기를 학교 본관 앞에 천막을 치면서 시작했습니다. 그 싸움에 울산지역의 많은 노동자분들과 다양하게 활동하시는 분들이 연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우리는 다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2년, 저와 동료들은 여전히 저임금에 계약직입니다. 1년 일한 사람이나 10년 일한 사람이나 똑같이 시급 4500원인 용역업체 청소노동자입니다. 그런데 당적도 없던 제가 선거를 앞두고 쉽지 않은 결심을 했습니다. 진보신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에 출마할 결심을 했습니다.
제가 출마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첫 번째로 정치는 돈 많고 많이 배운 사람들이 주로 하는데, 그들이 우리를 절대 대신해줄 수 없다고 생각해서입니다. 두 번째는 우리도 직접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전국의 수많은 청소노동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청소노동자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그 현실을 바꿔내고 싶어서 출마를 결심했습니다.
단지 개인의 고민과 선택이 아니라 저와 함께하는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끝에 내린 결론입니다. 코앞에 닥쳐있는 노조 임단협에 소홀하지 않으면서도, 저는 더 큰 희망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동료들은 기꺼이 동의해주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정치인들이 노동자의 현실을 대변해 준다고,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 했습니다. 그러나 청소노동자로서 10년을 지켜봐도 현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어떠한 권리도 없는 상태의 수많은 노동자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우리의 권리는 우리 스스로 찾을 때 누릴 수 있다는 것을 전국의 노동자들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많은 시간이 걸릴지 몰라도 노동자가 직접 정치를 하는 세상을 꼭 만들고 싶습니다.
노동자 정치가 이 나라에 깊이 뿌리내리길 바라며, 진보신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출마합니다. 진정한 노동자 정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진보신당을 지지해 주실 것을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 드립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바로 우리가 스스로 정치의 주체로 당당히 나섭시다!
2012년 3월 14일
청소노동자 김순자
사진설명: 올해 2월 울산과학대 졸업식장에서 정몽준 이사장에게 항의하는 김순자 지부장
<김순자 진보신당 국회의원 비례대표후보 프로필>
[약력]
- 1955년 7월 6일 울산 언양 출생
- 반곡초등학교 졸업
- 반곡초등학교 동기회장
- 2003년 울산과학대 청소용역업체 입사
- 2006년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조 가입
- 2007년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장(현)
- 민주노총 울산지역연대노조 부위원장(현)
- 울산지역 청소노동자 배움터 ‘노동이 아름다운 빛나는 학교’ 운영위원(현)
- 더불어숲 노동인권센터 운영위원(현)
- 현대중공업 경비테러 문제해결을 위한 울산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현)
[활동경력]
- 2006년 7월 효정재활병원 간병사 원직복직투쟁 연대
- 2007년 2월 23일 조합원 전체 계약해지에 따른 해고, 탈의실에서 부당해고 철회 농성 시작
- 2007년 3월 7일 학교직원 80여명 동원해 농성 조합원 강제 퇴출, 본관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 시작
- 2007년 4월 27일 정몽준 국회의원 사무실(울산 동구) 점거농성
- 2007년 5월 9일 63일간의 천막농성 끝에 복직 합의로 투쟁 승리
- 2007년 12월세계인권선언기념 국가인권위 대한민국 인권상 수상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 2008년 삼성SDI, 홈에버-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 연대
- 2008년 12월 미포조선 사내하청 정규직화 굴뚝농성 투쟁 연대
- 2009년 6월 청소대행업체 편법운영, 연대노조 탄압 규탄 투쟁
- 2009년 7월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노동탄압 분쇄 투쟁 연대
- 2010년 3월 울산대학병원 청소노동자 노조활동 연대 (민주노총공공운수연맹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의료연대지부 울산민들레분회)
- 2010년 5월 최저임금 인상, 생활임금 쟁취 캠페인 활동
- 2010년 6월 울산제일고 급식조리원 부당해고 철회 투쟁 연대
- 2010년 11월 이경훈 현대자동차지부장의 불법파견 정규직화 점거파업 연대동지(권우상 전 연대노조 사무국장) 폭행 규탄 활동
- 2011년 5월 울산지역 청소노동자 배움터 ‘노동이 아름다운 빛나는 학교’ 활동
- 2011년 6월 울산지역 공공부문 청소노동자 노동인권 실태조사 및 제도개선 활동
- 2011년 10월 더불어숲 노동인권센터 ‘산재보상 권리찾기 지원사업’활동
- 2011년 11월 울산지역 ‘청소노동자 어울림 한마당’ 준비 활동
- 2012년 3월 울산지역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임단협 투쟁 중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어제 (26일) 낮, 사무실에서 딩굴거리며 맘껏 게으름을 뽐내고 있던 중 난데없이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평소 모르는 번호 전화는 잘 받지 않았는데, 아마도 게으름을 뽐내던 와중에도 '나 이렇게 게을러도 되는가?'란 모종의 마음의 소리가 울렸나 봅니다. 전화를 받았더니 왠 낯선 남자 목소리가 이렇게 묻더군요.
"박수영씨 되시냐?", "혹시 네이버 아이디 뭐뭐뭐... 쓰시지 않느냐?" "혹시 "정신병자...뭐뭐 라고 하는 블로그 운영하시느냐?"
올해 중순쯤, 상지대학교 구 비리재단의 복귀 문제로 한동안 떠들썩한 적이 있었습니다. 당시 사학분쟁조정위가 상지대 정상화를 위한 방안이랍시고 내놓은 방안은 총 9명의 이사를 구재단 : 대책위 : 교과부 = 5 : 2 : 2로 배분한다는 안이었습니다. 누가 보더라도 구 비리재단에 상지대를 고스란히 가져다 바치겠다, 라는 안이었죠. 당연히 기존 상지대 구성원들과 시민사회단체 등은 이에 반발했고, 이러한 말도 안 되는 안을 철폐시키기 위한 다양한 투쟁들이 진행되었습니다. 저 역시 그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관련 내용을 제 블로그에 포스팅한 적이 있었죠.
그 포스팅을 사분위 조치에 따라 지금은 복귀한 상지대 구 재단 측에서 명예훼손이라고 원주경찰서에 고소하였고, 관련 내용을 원주경찰서가 저에게 어제 낮에 전화로 알려 준 것입니다. 대충 얘기를 들어본 바는 제 포스팅에서 구 재단을 비리재단이라고 지칭하고 몇 가지 관련 사례를 든 것이 명예훼손이라는 얘기인 듯 하더군요. 또 이 건 관련하여 같은 사유로 명예훼손 고소를 당한 분들이 약 10여명 정도 된다고도 하고요.
인터넷 공간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얘기를 하는 일반 사람들에게 명예훼손이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한 고소/고발을 자행하여 당사자의 입을 막아 버리고자 하는 악질적인 수법은 그동안 구리는 것이 많은 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구리함을 가리기 위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온 아주 전형적인 무기입니다. 그런 수법 속에서 파편화된 일반 개인은 고소/고발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무게감에 짓눌려 입을 닫아버리게 되고, 그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인터넷 공간에서의 비판적인 여론은 점차 등을 밀려 사라져가고, 공론장으로써의 인터넷 공간의 의미가 점차 퇴색되 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에는 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비슷한 사유로 고소를 당한 분들을 최대한 모아서 공동대응을 하고, 그 과정에서 사학비리에 대한 보다 확실한 대응 방안과 비리사학에 대한 국공립화 등 오래된 진보적 교육 이슈까지 제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제가 소속되어 있는 정당에서도 공동대응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일치하니, 한번 재미있는 싸움을 벌여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후로도 진행되는 사안들은 이곳에서도 계속 공유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뭐, 워낙 방치한지 오래된 블로그라 이제는 거의 찾아주시는 분도 없는 블로그이긴 합니다만, 아뭏든 (참 염치도 없게스리...-_-;;;)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성원과 도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